의학 전문 지식이 없는 환자들을 신종 줄기세포 지방이식 성형수술을 했다고 속여 수술비 수천만원을 가로챈 병원장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또 식약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줄기세포 지방이식 성형수술 과정에 필요한 의약품을 제조해 수술한 서울 강남의 병원장 등 3명도 입건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일반 지방이식 성형수술을 하고 신종 줄기세포 지방이식 수술을 한 것처럼 속여 수천만원의 수술비를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강남 소재 A성형외과 병원장 한모(38)씨와 부원장 정모(3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가슴 확대나 얼굴 성형수술을 하기 위해 찾아온 여성 16명을 신종 줄기세포 지방이식 성형수술을 했다고 속여 수술비 5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한씨는 의학적 전문 지식이 없는 환자들을 상대로 “줄기세포 지방이식 성형수술은 생착률이 일반 수술보다 2배 이상 높아 피부 탄력에 좋다”고 과대광고를 하고 일반 수술의 1.5배 정도의 수술비를 받았지만 병원에 지방 줄기세포 추출에 필요한 의료기기를 마련해 놓지 않고 일반 지방이식 성형수술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는 또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의사 면허가 없는 부원장 정씨에게 성형수술을 받으러 온 40여명의 여성을 상대로 가슴 보형물 삽입 후 봉합수술을 시키거나 비만 체형 성형수술 때 지방흡입 시술을 하게 해 1억9500만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경찰은 또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의약품 제조 허가를 받지 않고 줄기세포 지방이식 성형수술 과정에 필요한 의약품인 세포 치료제(성체줄기세포)를 화장품 회사 연구원을 시켜 제조해 수술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강남의 B성형외과 병원장 홍모(40)씨 등 3명도 입건했다.

조사 결과 홍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환자의 복부, 허벅지 등에서 채취한 지방을 의료기관이 아닌 화장품 회사 연구실로 가져와 의사 면허가 없는 연구원 안모(32)씨에게 성체 줄기세포를 만들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렇게 만든 세포 치료제를 병원에 다시 가져와 환자 24명에게 이식수술을 해 42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